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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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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채우고 싶다 생각이 많은 성격 탓에 혼자만의 시간은 불행으로 바뀌고 있지도 않은 슬픔에서 슬픔을 찾아내고 행복하다고 말 하지 못 하는 나 자신이 싫어질 때면, 어젯밤 갑자기 흐른 눈물의 의미를 알고 싶지만 아니. 알고 싶지 않은 그런 나 자신이 점점 싫어질 때면, 내 머릿 속이 텅 빌 수있게 시간을 채우고 싶다
해바라기 그 꽃은 해만 바라봤지만 해는 모두를 똑같이 바라봤네 이제 막 피어난 그 꽃은 언제나 같은 곳을 바라봤지만 해는 그걸 알 리가 없었네 시간이 흐르고 흘러 꽃이 커지고 커져갈수록 그 꽃은 아픔에 빠졌네 추운 바람이 불고 해가 저물어 갈 때도 그 곳을 그대로 바라보며 꾹 참고 버텨내던 그 꽃은 다시 여름이 되어 차가운 햇살을 보며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가라앉았네
알고 있었다 알지 못했다 세상을 선명하게 보기 싫어하는 이유를 어두운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이유를 이유 없이 아파하고 싶었던 이유를 항상 나를 숨기고 싶어했던 이유를 나는 알지 못했다 사소한 것에도 웃을 수 있는 사람이란 것을 함께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정이라는게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감정을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는 것을 아니 난 모두 알고 있었다 난 언제나 날 몰아넣었으니까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척박한 길에 덩그러니 피어 있습니다 자기는 아는지 모르는지 아름다운 향기로 자신의 존재를 알립니다 척박한 길을 걷던 그는 그 꽃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매일같이 찾아와 이야길 나누고 매일같이 찾아와 시간을 보내고 밝은 미소와 귀여운 몸짓에 그는 서서히 빠져 갔습니다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그의 메말랐던 맘 속에 한 송이의 꽃이 피었습니다 꽃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맘 속에 꽃을 피웠습니다
너라도 나와는 다르게 거메지는 하루에 눈길을 거두고 예쁜 풍경을 담아 간직하고 조그만 새들의 귀여운 몸짓을 관찰하고 누군가의 사랑스런 눈빛을 바라보면 눈은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너라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겨울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울거래요 어두운 눈보라는 우리의 발자국을 덮어버리고 얼어버린 고드름은 아픈 기억이 되어 떨어지고 내리는 하얀 눈은 우리의 추억을 하얗게 지워 갈거래요 이번 겨울은 유난히 더 추울거래요
향기 남아 있는 병 끊이지 않는 기침 들지 않는 약 알면서도 놓을 수 없는 나
낡은 편지 낡은 편지 속 서툴지만 따뜻한 글씨를 쫓아 추억 속 투박하지만 따뜻한 미소를 쫓아 용기 내어 찾아간 오랜 진심이 닿은 곳엔 기다리다 지친 허수아비가 있네요 밝게 웃고 있는 허수아비만 있네요
고백... 줄어들지도 멀어지지도 않는 한 뼘 만큼의 거리에 너를 잊고자 하는 마음으로 내 마음을 전한다
비가 오네요 모두가 기다리던 비가 마음을 정화시켜줄 비가 생명을 불어넣어줄 비가 활기를 불어넣어줄 비가 희망을 불어넣어줄 비가 또 비가 오네요 그가 기다리던 비가 그의 쓸쓸함을 위로해줄 비가 그의 우울함을 위로해줄 비가 그의 생각들을 정리해줄 비가 그의 걱정들을 날려버릴 비가 다시 비가 오네요 내가 그토록 원하던 비가 나도 적시러 가네요 나의 추억을 추억할 비를 그리운 그대를 데려올 비를 마지막 비가 오네요 슬프게 주륵주륵 오네요 소리만 요란하게 오네요 눈치없이 세차게 오네요 반기지 않는 비가 오네요